:: 홈 > 포토앨범
 
 
글제목 조병화의 순수고독 순수허무
글쓴이 조병화 문학관 등록일 2020-04-22 오전 9:23:48 조회수 50



"왜 사는가?"

이러한 문제는 대단히 어렵습니다. 이건 마치 ‘인생이 무엇이냐?’하는 막연한 문제와도 같습니다.
한마디로 이야기해서 ‘이 세상에 나왔으니 산다’ 혹은 ‘사니까 산다’ 이렇게 대답해 버리면 그만이기도 하겠지마는 이것은 너무도 무책임한 답변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우리에게 나에게 주어져 있는 생명을 보다 생명답게 영위하기 위해서는 살아가는 동안 깊이 생각해야 할 문제가 많습니다.
나는 어려서부터 대단히 내성적인 성격이었으므로 혼자 생각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었습니다.
‘어떻게 살 것인가?’, ‘나에게 맞는 일은 무엇일까?’, ‘장차 나를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 ‘어떻게 사는 것이 정말로 사는 것일까?’ 등등 내 개인의 인생에 대해서 늘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생각에 뒷받침을 해 주기 위해 문학 작품을 읽고 철학 서적을 읽고 종교에 관한 많은 책들을 탐독했던 것입니다. 특히 나를 알기 위해서는 먼저 다른 사람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으므로 역사에 남은 위대한 인물들의 전기 등을 많이 읽기도 했습니다. 그러한 속에 은연 중 생명을 가진 모든 것은 그 끝이 있다는 것을 깊이 생각하면서 성장을 했습니다. 다시 말하면 우리들의 생명은 지상에서 영원한 것이 아니라 지극히 짧은 시간을 살다가는 것, 제한된 시간을 살다가는 것, 이러한 거창한 실존의식을 가지고 살아왔습니다.
언젠가는 떠나는 거다. 죽는 거다. 사라져 가는 거다.
이러한 생각을 하면서 그러한 마지막 순간까지의 나 자신을 알차게 익혀 가려고 무던히 노력을 했습니다. 죽는다는 것, 그건 물론 허무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 허무는 인간이면 누구나 지니고 있는 순수한 허무이며 순수한 고독인 까닭에 그 죽음은 당연한 거라고 깊이 생각을 했습니다. 때문에 죽음에 얽매이지 않고 마지막에 얽매이지 않으며 잘 살아야만 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다시 말해서 시간을 잘 이용해야 하겠다고 생각을 한 것입니다. 한 순간도 헛되지 않게 무엇인가를 끝없이 만들어 내고 그러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면서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깨끗이 써 나가야겠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그리하여 이다음 내가 세상을 마칠 때, 스스로가 그 순수한 허무를 이기고 그 순수한 고독을 이기고 마침내는 터럭만큼의 후회도 없이 죽음을 맞이하여야 하겠다고 하는 철학을 길러 왔습니다. 때문에 나는 죽음을 죽음으로 생각하지 않고, 이 세상에서 저 세상으로 이사를 가는 것일 뿐이라고 생각을 해 왔습니다. 바꾸어 말하면, 이 보이는 세상에서 저 보이지 않는 세상으로 이사를 가는 것이다라고 그렇게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이사를 가기 전에 많은 인생을 살아야 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누구보다도 많이 보고,
누구보다도 많이 느끼고,
누구보다도 많이 움직이고,
누구보다도 많이 만드는 작업.

이러한 것들로써 아예 생명을 충분히 써야 하겠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이것이 내가 살아온 중심의 자세입니다.
   
 
ADD. 110-052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5가길 28 광화문플래티넘 601호. TEL: 02-738-4035~6. FAX: 02-738-4050
Copyright ⓒ 2005 한양조씨[조씨문중]. All rights reserved. E-Mail: hancho-news@hanmail.net